안세영의 사과문 "축하와 영광 순간, 해일처럼 덮어…다른 선수들에게 죄송"

입력
2024.08.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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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이튿날 SNS에 게재
올림픽 종료 후 2라운드 예고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안세영(삼성생명)이 "축하와 영광의 순간을 해일처럼 덮어 버렸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그는 파리 올림픽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추가 입장을 내겠다는 뜻을 밝히며 협회와의 갈등 '2라운드'를 예고했다.

안세영은 귀국 이틀째인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제 발언으로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려야 할 순간들을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며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도 전했다.

이는 사흘 전인 5일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협회 등을 겨냥한 '작심 발언' 파장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당시 안세영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당한 무릎 부상을 언급하며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고 완전히 나을 수 없었는데, 대표팀에서 부상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해 실망을 많이 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함께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대표팀 소속이 아닌 개인 자격 선수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사태 비난의 화살은 협회로 향했다. 이에 협회 측은 안세영의 "배려 부족"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오진과 관련해서는 진상 파악에 나설 뜻을 전하는 등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갈등의 골은 한층 깊어졌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서도 진상 조사를 언급하는 등 후폭풍은 나날이 거세졌다.

이후 안세영은 협회를 향한 비판 수위를 낮추는 대신 향후 추가 대응할 뜻을 밝혔다.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낸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등 동료 선수들도 난처해하는 상황에 놓인 점을 의식한 모습이다. 그는 전날 입국 현장에서 "(협회와) 싸우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향후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의지를 꺾진 않았다. 안세영은 이날 "제 입장을 기다리고 계신 많은 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제 생각과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