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의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했다가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이 스페이스X를 타고 내년 2월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8일로 예정됐던 비행 임무가 8개월이나 길어진 셈인데, 이 경우 보잉사에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배리 부치 윌모어(62)와 수니타 윌리엄스(59)가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지구로 돌아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 경우 크루 드래건의 비행 귀환 예정인 2025년 2월에 맞춰 이들의 체류가 8개월로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달 중순까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당초 이달 18일 4명을 태우고 ISS로 떠날 계획이었던 크루 드래건은 다음 달 24일 2명만 탑승한 채 ISS로 이동,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태우고 내년 2월에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지난 6월 6일 남부 인도양 약 402㎞ 상공에서 ISS에 도킹한 스타라이너는 다음 달 초 무인 비행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애초 8일로 비행이 예정됐던 스타라이너는 현재 헬륨 누출, 추진기 고장 등의 문제로 귀환이 두 달째 늦어지고 있다. 통상 나사 우주비행사들은 6개월가량 임무를 수행한 뒤 지구로 돌아온다.
예상치 못한 비행 연장에 나사와 보잉사 간 의견 차이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WP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나사가 더 이상 보잉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보잉사가 '괜찮다'고 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앞서 2003년 지구 귀환 도중 고온을 견디지 못하고 분해돼 파괴, 우주인 7명이 사망한 컬럼비아호 참사 이후 나사 지도자들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스타라이너의 유인 시험비행이 실패로 끝나면 보잉사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2월 첫 무인 시험비행에 실패한 스타라이너는 2년 후인 2022년 5월에야 무인 비행에 성공했다. 경쟁사인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이 이미 2020년부터 유인 시험비행을 마친 것과 대조적이다. WP는 "2018년과 2019년 여객기 추락사고를 겪은 보잉사는 올해 1월에도 '문짝 분리 사고'를 겪었다"며 "크루 드래건으로 복귀가 결정된다면 보잉사에는 또 다른 치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