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선수 받은 '올림픽 갤럭시폰',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입력
2024.08.08 15:30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 7항
북한에 산업 기계류 제공 금지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받은 사실에 관해,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외교부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는 결의 2397호 7항에 따라 북한에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직·간접적인 공급과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은 결의상 금수품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이 경우에 따라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당국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기도 한 개최국 프랑스에서 제재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도 안보리 결의가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공조 아래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도 같은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북한 선수단의 삼성 스마트폰 수령을 두고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스마트폰을) 주느냐 마느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고, 올림픽을 담당하는 IOC가 최종적으로 답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설사 제재 위반이 맞다 해도 제재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 것은 IOC와 개최국인 프랑스 측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파리 올림픽을 위해 특별 제작한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공개했다. 삼성 측은 개막식에 앞서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전원(1만7,000여 명)에게 이 스마트폰을 제공했다. IOC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 16명도 갤럭시 Z 플립6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수들도 삼성 스마트폰 사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올림픽 다이빙 여자 10m 종목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의 김미래는 메달 시상식 당시 행사 진행자로부터 기념사진 촬영용 갤럭시 스마트폰을 건네받았다. 김미래는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스마트폰을 중국 선수 천위시에게 전달했다. 결국 천위시가 삼성폰으로 다 같이 '빅토리 셀카'를 찍었다.

장재진 기자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