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2년 동안 최대 8기가와트(GW) 해상풍력 입찰시장이 열린다. 원자력발전소 8기에 맞먹는 대용량으로 정부는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 입찰 평가에서 외부 해킹 등에 대응하는 '보안 능력'을 먼저 평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해상풍력 업계 간담회를 열고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그동안 에너지 업계에서 해상풍력이 재생에너지 핵심 전원으로 떠오른 만큼 정부가 시장과 제도,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등장했다.
산업부는 로드맵을 구성하면서 해상풍력이 생산하는 전기가 대용량인 점에 주목했다. 해상풍력 발전소 한 기는 통상 1GW의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데 이는 원자력발전소 한 기의 생산 용량과 맞먹는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 계획에서 2030년까지 국내 풍력 설비 보급이 18.3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산업부는 해상풍력 발전소 운영에 문제가 생기면 국내 전력 공급 계통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탓에 산업부는 입찰 평가 요소 중 안정적인 해상풍력 발전소 운영을 1순위로 꼽았다. 로드맵에는 해상풍력 경쟁입찰 시 △업체의 안보·공공역할 △국내 공급망 기여도 △유지보수 역량 등 '비가격 지표'를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해상풍력 발전소를 운영할 때 도청, 해킹 등에 취약한 해외 기자재를 사용하거나 외국계 자본이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을 잠식할 우려 등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산업부는 비가격 지표를 통과한 업체를 상대로 가격 경쟁 입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기존 고정식 해상풍력과 함께 부유식 해상풍력 입찰 시장도 새로 만든다. 정부는 이 같은 로드맵을 바탕으로 매년 4분기 시행했던 풍력 경쟁입찰을 2분기로 앞당기고, 입찰 수요에 따라 필요하면 4분기 추가 공고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10월 '2024년도 풍력 경쟁입찰 공고'를 추진할 예정으로 다음 달 중 설명회를 개최해 세부 사항을 안내한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이번 로드맵 발표를 통해 안정적인 입찰 물량을 사전에 제시할 것"이라며 "국내외 기업의 해상풍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과 함께 항만·선박 등 관련 기반 시설 구축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