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장준이 못했던 올림픽 '금빛 발차기', 태권도 막내 박태준이 해냈다

입력
2024.08.08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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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첫 날부터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 수모를 당했던 한국 태권도의 재도약을 알린 건 겁 없는 막내 박태준(경희대)이다. 박태준은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58㎏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 한성고 재학 시절 국제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남자 58㎏급 박태준은 그해 맨체스터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바쿠 세계선수권대회도 제패했다. 지난 2월에는 올림픽 티켓이 걸린 국내 선발전에서 한국 태권도 간판 장준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처음 나가는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발차기'를 성공시켰다. 한국 태권도는 대회 첫 날 한국 선수단에 12번째 금메달을 안기며 막판 메달 레이스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뒤 이어 출전하는 서건우(남자 80㎏급) 김유진(여자 57㎏급) 이다빈(여자 67㎏ 초과급)에게도 막내의 금메달로 힘을 실어줬다.

한국 태권도의 첫 주자로 출격하는 박태준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금메달을 꼭 따서 형, 누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또한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로 당당히 자리 잡게 됐다. 앞서 이대훈, 장준은 세계 최고 실력을 갖췄지만 올림픽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금메달을 놓쳤다. 선배들의 금메달 한은 박태준이 파리에서 제대로 풀었다.

박태준은 세 살 터울의 친동생 박민규에게도 금메달 선물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같은 태권도 선수인 동생 박민규는 대회 전 진천선수촌에서 형과 함께 방을 쓰며 훈련 파트너로 지냈다. 형을 따라 태권도를 시작한 동생도 남자 54㎏급 기대주로 평가받는다.

결전지로 떠나기 전 박태준은 “동생이 잘 도와줘 고맙다. 금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했고, 박민규는 “형이 올림픽에 나가니까 더 존경스럽다. 항상 동생으로 형을 응원하는 마음이 있다. 파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꼭 1등 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형제의 꿈은 동반 태극마크 그리고 동반 금메달이다. 박태준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이 국가대표가 되면 목표가 빨리 이뤄질 수 있다. 동생은 54㎏급, 난 58㎏급에서 함께 금메달을 따는 게 구체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박민규 역시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부터 잘 준비해야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파리 =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