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월즈에게 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돼 달라고 부탁했음을 자랑스럽게 발표한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지명 사실을 알리며 “주지사이자, (풋볼) 코치, 교사, 퇴역 군인으로서 그는 그의 가족과 같은 ‘노동자 가정’을 위하는 사람으로 평가된다”며 “그가 우리 팀이 된 것은 위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스타그램에도 사진과 글을 올려 “팀(월즈)에 대해 내가 눈여겨본 것 중 하나는 중산층 가족을 위해 싸우는 것에 대한 그의 신념이 얼마나 깊은지였다. 개인적 이유”라고 밝혔다. 월즈 주지사도 X를 통해 “이 선거 운동에 해리스와 함께하게 된 것은 평생의 영광이다. 나는 올인(all in·다걸기)할 것”이라며 후보직 지명 수락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월즈 주지사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나쁘다”고 헐뜯었다. 트럼프 캠프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월즈가 유권자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말할 것”이라며 “해리스와 마찬가지로 월즈는 위험한 자유주의 극단주의자”라고 공격했다. 캠프도 이메일 등으로 “월즈는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월즈 주지사가 “위험할 정도로 자유주의적이고 비뚤어진 해리스보다 더 나쁘다”고 깎아내렸다.
미네소타주(州)가 지역구인 6선 연방 하원의원을 거쳐 2019년부터 미네소타 주지사로 재직 중인 월즈는 친서민·친노동자 성향의 진보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예상대로 인도계·자메이카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 농촌 지역을 대변하는 백인 남성인 월즈 주지사를 낙점했다는 해석과 함께, 평소 진보적 성향을 드러내 온 그를 골라 지지층 결집을 노린 ‘공격형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네브라스카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월즈 주지사는 정계 입문 전 고등학교 교사 겸 미식 축구 코치로 일했다. 주방위군으로 복무한 이력도 있다. 2004년 대선 당시 존 케리 민주당 후보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 정·부통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상원의원을 겨냥해 그가 쓴 “그들은 괴상하다(They're weird)”라는 표현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큰 환영을 받았고, 해리스 부통령도 유세 등에서 이를 활용했다. 임신중지(낙태), 유급 휴가 보장 등 이슈에서도 진보색을 드러냈고, 미국 진보 진영 대부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 등의 지지도 받았다.
미국 CNN방송은 “해리스와 월즈의 ‘화학 반응’이 부통령 후보 결정에 중요했다는 게 소식통 전언”이라고 보도했다. 월즈는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한 일정에서 캠페인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해리스 부통령은 그의 긍정적 에너지에 감명받았다는 게 CNN 설명이다.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이날 대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유세에 처음 동반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