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는 소리 하더니...'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가시권

입력
2024.08.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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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금메달 5개' 목표 두 배 이상 초과
2012 金 12개·1988 메달 33개 경신 도전
목표와 큰 차이에 "전문성 결여된 예측" 비판도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애초 목표치를 훨씬 뛰어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은 5일(현지시간) 기준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총 26개의 메달을 수확, 종합 6위에 올라있다. 애초 대한체육회가 내세웠던 목표(금메달 5개·종합 15위)를 두 배 이상 뛰어넘은 성적이다. 대표팀의 순항 속에서 국민들의 관심사는 역대 최고 성적 달성 여부로 옮겨갔다.

금메달 기준 한국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2012 런던 대회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13개의 금메달을목에 걸며 종합 5위에 올랐다. 총 메달 수가 가장 많았던 올림픽은 33개(금 12·은 10·동 11)의 메달을 수확한 1988 서울 대회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현재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두 대회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입상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도 많이 남아 있다. 우선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용인시청)이 유력한 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그는 2020 도쿄 대회에서 한국 육상 트랙 종목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했고, 이후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과 지난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등을 일궈냈다.

태권도 남자 58㎏급 박태준(경희대)과 여자 67㎏ 이상급 이다빈(서울시청)도 종주국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태권도 대표팀 막내인 박태준은 2022년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와 지난해 5월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이다빈 역시 도쿄 대회 은메달리스트의 저력을 다시 한번 뽐내겠다는 각오다.

근대5종 역시 한국이 강국으로 분류되는 종목이다.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 첫 동메달(전웅태)을 수확했던 한국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고 성적(금 4·은 2·동 1)을 낼 정도로 급성장했다. 특히 전웅태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대회 최초로 개인 타이틀 방어에 성공, 2연속 올림픽 메달의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부 성승민(한국체대)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한국 역도의 간판으로 성장한 박혜정(고양시청)이 여자 81㎏ 이상급에서 리원원(중국)과 우승 경쟁을 펼치고, 신설된 브레이킹 종목에는 '레드불 비씨원 파이널'에서 3차례(2006·2013·2023년) 정상에 선 ‘홍텐’ 김홍열이 출격한다.

다만 애초 목표와 실제 성적 간 간극이 커질수록 체육회의 목표 설정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이 아니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목표 설정의 근거가 빈약했다는 의견이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선수단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할 체육회가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예측을 했다”며 “성적이 안 나올 경우 따라올 비난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