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충격 발언, 대표팀 은퇴 암시..."심각한 부상 안일하게 생각해 정말 실망"

입력
2024.08.05 19:54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룬 안세영(삼성생명)이 찰나의 기쁨을 뒤로 하고 대표팀 은퇴 가능성을 내비쳤다. 자신의 무릎 부상을 안일하게 생각했던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안세영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선수가 금메달을 따낸 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한국 배드민턴 전체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혼합 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처음이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따낸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꿈이 이뤄지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며 "이제야 숨이 쉬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무릎을 다친 뒤 부상으로 고생했던 안세영은 자신의 무릎에게 한 마디 해달라는 질문에 "너 때문에 진짜 많은 사람들한테 미움살 뻔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부상 관련 얘기를 하면서 안세영은 충격 발언을 했다. 그는 "생각보다 부상이 심각했다. 이건 나을 수 없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많은 실망을 했다"며 "한수정 선생님이 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너무 눈치도 많이 보고 힘든 순간을 보낸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크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함께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안세영은 "그 실망을 잊을 수 없다. 난 계속해서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 나의 기록 위해 해나가고 싶지만 어떻게 해줄지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파리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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