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거센 공세를 펼치고 있는 저항군이 북동부 거점인 군지역사령부를 점령했다. 쿠데타 이후 군부가 입은 치명타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AFP통신에 따르면 소수민족 무장단체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은 지난 3일 샨주(州) 중심도시 라시오에 있는 미얀마군 북동부사령부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밝혔다.
MNDAA는 최근 치열한 교전 끝에 라시오를 장악한 뒤 사령부를 공격해 왔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결정적 승리를 거뒀다”며 “라시오는 완전히 해방됐다”고 주장했다.
AFP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얀마군이 3일 오전 사령부에서 퇴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도 정부군 병사와 가족 등 200여 명이 반군에 항복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군은 전국에 14개 지역사령부를 두고 있다. 2021년 2월 1일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후 군부가 지역사령부를 반군에 빼앗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수민족 무장단체 세력이 강한 북동부에서 지휘소를 잃게 됨에 따라 미얀마군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모건 마이클스 싱가포르 국제전략연구소(IISS) 동남아시아 정치외교 정책연구원은 “라시오는 샨주에서 군부의 마지막 주요 방어선”이라며 “(군 소속 병사들의) 철수 또는 항복 여부에 따라 미얀마군의 전반적인 전력 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얀마군은 중국과 국경을 맞댄 샨주에서 다수 기지와 도시를 반군에 내주고 고전해 왔다. MNDAA와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은 지난해 10월 말 이곳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 중재로 미얀마군과 반군은 샨주 인접 지역에서 휴전하기로 지난 1월 합의했지만, 최근 다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 잇따른 포격과 공습으로 병원과 주택 등이 파괴되면서 민간인 사상자도 급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