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개원 4년 만에 최대 위기...지자체·정부에 'SOS'

입력
2024.08.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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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적자 이어 완전자본잠식 경영난
24시간 응급의료체계 붕괴에 파산설까지
세종시 행복청 "지원할 법적 근거가..."
6일 세종에서 긴급 간담회...복지부 참여

세종시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이 개원 4년 만에 최대 위기에 처했다. 24시간 응급진료 체계가 무너진 데 이어 경영난 심화로 병원은 세종시와 중앙 부처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5일 세종충남대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수백억 원의 누적 적자로 최근 세종시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국회 등에 운영비 지원 요청을 했다.

병원은 최근 응급실 전문의 사직에 따라 매주 목요일 응급실 부분 휴업 사실을 공지한 바 있다. ‘경영난에 따른 의료진 이탈’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돌았고, 최근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산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메일엔 분원(세종충남대병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황과 올해 적자 규모(368억 원) 등이 담겨있다.

다만 병원은 파산설을 일축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개원 후 자리 잡는 데 통상 7, 8년이 걸리지만, 세종충남대병원은 외래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 4년 만에 일평균 1,500명 수준에 이르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공의도 없는 병원이라 의정 갈등과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18년 병원 건립 당시 은행에서 약 2,600억 원을 차입했는데 당시 2.7%이던 금리가 4.9%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거치기간(5년)이 끝나고 원리금 상환(10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병원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본원(대전)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어 매년 200억~400억 원씩 이뤄지던 지원금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

외래 환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적자와 경영난은 지역 환자 특유의 ‘진단 따로, 수술 따로’식 의료이용 행태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 특성상 진단은 이곳에서 받고, (수익이 남는) 수술은 서울에 가서 받는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다"며 “서울에서 이주 온 사람 비중이 높은 세종은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고 말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병상 400개 규모의 2차 의료기관으로, 세종시 내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행정수도를 내다보는 세종시의 정주 여건 조성 목적으로 국고 1,000억 원이 투입돼 2020년 7월 16일, 세종시 도담동에 개원했다.

세종충남대병원으로부터 긴급 지원요청을 받은 세종시는 요구사항을 면밀히 살펴 지원 방안 검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세종시 을)의원도 6일 세종충남대병원, 복지부, 행복청, 세종시 등이 참여하는 긴급 간담회를 열어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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