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파업에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자 재계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불법 파업이 자행될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 3조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해당 개정안은 파업 근로자에 대한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고 사용자 범위를 원청까지 넓혀 하청 노동자의 교섭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법안 통과를 반대해 온 재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경영계의 의견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21대 국회의 개정안보다 더욱 심각한 개악안을 처리한 야당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경총은 또한 "개정안은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쟁의행위를 조장하고 있다"며 "추상적 개념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우리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우리 기업들이 이 땅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해 주길 건의한다"고 했다.
한국경제인협회은 개정안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협은 "개정안으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되고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한 피해는 주주, 협력업체, 근로자 등 국민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한국 경제의 저성장 극복을 저해하는 이번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개정안이 안정적 노사 관계를 이끌어 온 현행 법 체계를 뒤흔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산업대전환 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 창출과 활로 모색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은 기업 활동의 기본 중의 기본인 노사 관계를 뒤흔들고 산업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켜 결국 기업하려는 의욕을 막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중기중앙회는 "잦은 파업에 따른 생산 중단으로 중소기업 경영 여건은 악화되고 장기적으로 원청 대기업의 해외 거래처 확대 등으로 인한 거래 축소와 단절로 중소기업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면서 "국가 경제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건의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