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기내가 난장판이 됐다. 한 승객의 머리가 기내 천장에 닿는 등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항공사 측은 중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인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KE197편)가 4일 오전 9시 40분쯤 중국 톈진 공항 인근을 운항하던 중 고도 3만4,100피트(10.4㎞)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났다. 탑승객 281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우회 운항하면서 기체가 15초간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렸다.
여행 블로거 '김갖'이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당시 사진을 보면 승객에게 제공된 음식물과 식기류, 이불 등으로 기내가 어지럽혀 있다. 그는 "난기류로 비행기가 급강하해 기내식들이 모두 튀어 올라 머리와 옷에 다 튀고 묻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승객이 공중으로 몸이 솟구쳐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손님 중 하나는 정말 심하게 튕겨 나가서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고 복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당시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기 전 톈진공항 주변 뇌우에 따른 우회 운항을 하면서 좌석 벨트를 착용하라는 안내등을 두 차례 깜박였다고 밝혔다. 이후 기장 안내 방송과 함께 기내 음식물 제공을 중단한 뒤 난기류를 만났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승객 10여 명과 승무원 네 명이 목, 허리 등의 통증을 호소해 기내에 비치된 소염 진통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울란바토르 공항 착륙 직후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부상자를 진료했으나 병원에 이송된 사람은 없으며 탑승자 전원이 몽골 입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최근 수년 새 난기류 발생이 두 배 이상 늘고 있다며 15일부터 장거리 노선의 일반석 컵라면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난기류로 기체가 심하게 흔들려 국물이 쏟아지는 데 따른 화상 사고를 방지하려는 조치다. 인천-울란바토르 여객기의 경우 대한항공이 14일까지 일반석에 컵라면을 제공하는 장거리 노선에 해당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