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바페 하겠습니다."
올림픽 삼수생 이우석(코오롱)이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금, 동메달을 목에 걸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2관왕을 노리며 출전한 개인전에서는 팀 맏형 김우진(청주시청)에게 패하면서 동메달에 만족했지만, 그는 김우진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라고 추켜세우면서 본인은 프랑스의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라며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다.
이우석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언루를 상대로 6-0(29-28 29-28 29-28) 대승을 거뒀다. 2전3기의 도전 끝에 올림픽 무대에 선 이우석은 이날 결과로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손에 넣으며 명실상부한 차세대 양궁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4강전 김우진과의 집안싸움에서 패배하며 동메달 결정전에 오른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오히려 두 선수 모두 수상했다는 점에 집중했다. 앞서 4강에서 마주한 두 선수는 막판 슛오프 접전까지 벌인 끝에 이우석이 5-6으로 패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개인전 결승에서 맞섰던 두 사람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순간이었다(관련기사 ☞ '텐텐텐텐텐텐' 삼수생 청산한 군필 이우석... "마지막 한 발 엄마 생각났다"). 그때처럼 김우진은 이우석을 꺾었고, 결승에서 미국 브레이디 엘리슨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우석은 "4강전에서 모든 걸 쏟아낸 뒤에 지니, 동메달 결정전 때도 '4위를 해도 즐기자'는 생각이 들더라. 긴장 없이 즐겼다. 그 덕에 동메달이 와준 것 같다"며 김우진과 준결승에서 만나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오히려) 김우진과 만나 게임하고 싶었다.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졌는데, 그런 경기를 했다는 점에 뿌듯하다. 모든 것을 내던졌던 경기라 후회 없다"고 웃어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김우진에 대한 존경심도 내비쳤다. 이날 김우진은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축구에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브레이디 엘리슨과 김우진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표현하면서도 자신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는데, 이를 들은 이우석은 주저 없이 "김우진이 메시다. 메시 칭호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올림픽이) 프랑스이니 음바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우석은 4년 뒤 LA 올림픽 출전을 위해 또 한 번 도전한다. 그는 "김우진의 업적을 뒤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해 보겠다. (전종목 석권한 김우진) 이상의 성적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나가게 된다면 그 이상의 성적이 나오게끔 열심히 하겠다"며 "힘들게 올라온 걸 알기에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며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