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해변, 축구장 5.5개만큼 사라졌다

입력
2024.08.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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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연안 침식 실태조사 용역 최종보고회
침식 우려·심각 58.1%, 2022년보다 2.3% 증가
지난해 태풍 '카눈' 영향, 울진 영덕 '심각'

아름다운 백사장으로 유명한 경북 동해 연안이 한 해 동안 축구장 5.5개 크기만큼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침식 우려가 높은 지역도 증가했다.

경북도는 지난 1일 동부청사에서 관내 5개 시군(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과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도 연안 침식 실태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 관내 43개 지역의 침식 우려·심각 지역은 58.1%로 2022년에 비해 2.3% 증가했다.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울진과 영덕의 해변에서 우심률(우려나 심각 단계 침식이 발생한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주는 우심률이 감소했고, 포항과 울릉은 전년 대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 연안의 총면적과 체적은 각각 축구장 면적의 5.5배인 3만9,419㎡와 25톤 덤프트럭 4,479대 분량인 5만4,277㎥ 감소됐다.

용역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카눈'의 영향을 받은 탓으로 연안이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수중방파제와 이안제 설치 등 침식 우려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사업으로 연안 침식이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경북지역 침식 우심지역 비율은 80.5%나 됐다.

경북도는 올해 15개소에 242억 원을 투입해 연안정비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는 기후변화로 가속화되는 연안 침식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체계적인 연안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2010년부터 침식이 우려되는 연안을 선정해 침식 이력과 특성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최종보고회에서는 실태조사 관측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경북도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 연계, 무인 항공측량 등을 이용한 연안 침식 실태조사 고도화, 연안 침식 정밀 조사 실시 등 정밀하고 체계적인 연안 침식 실태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경곤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침식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침식이 심각한 지역을 우선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연안 침식의 근본 원인인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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