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선에서 미국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보수 성향의 매체를 통해 토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중범죄자는 토론을 두려워한다"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폭스뉴스와 다음 달 4일 해리스와 토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토론은 당초 ABC방송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예정됐지만, 바이든이 참가하지 않기로 됐다"며 "(그런데) 나는 ABC방송과 소송 중이라 이해충돌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호적인 매체로,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가 주최하는 TV토론을 선호한다고 밝혀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토론은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개최된다"며 "구체적인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펜실베이니아는 대선 승패를 가를 경합주 중 하나다. 그만큼 토론 결과가 현지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민주당의 비판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새롭게 마련한 광고에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는 토론을 두려워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광고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과 "그가 토론을 두려워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는 문구도 들어가 있다. 이는 민주당 측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립을 '검사(해리스)' 대 '중범죄자(트럼프)' 구도로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예정돼 있었던 TV토론을 그대로 자신과 진행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