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유일의 단체 구기 종목인 한국 여자 핸드볼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8강행 기적을 꿈꾼다. 메달권에 들진 못하더라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 동력을 끌어올리고, 여자 핸드볼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살려보겠다는 각오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경기장에서 덴마크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시그넬호는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따내야 8강행 실낱 가능성을 살릴 수 있다.
최종전을 앞둔 A조는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가 나란히 3승 1패를 기록 중이고, 한국은 독일, 슬로베니아와 함께 1승 3패의 성적을 거뒀다. 3승 1패를 기록한 세 나라가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남은 1장의 티켓을 놓고 한국과 독일, 슬로베니아가 경쟁하는 구도다.
독일에 한 점 차로 이기고, 슬로베니아에 7점 차로 패한 우리나라는 최종전에서 노르웨이와 맞붙는 독일, 스웨덴과 맞붙는 슬로베니아보다 더 많은 승점을 따내야 8강에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슬로베니아, 독일이 모두 패하고 한국은 덴마크와 무승무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세계랭킹 3위 덴마크를 상대로 승점을 거두기 위해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유럽 팀들에 비해 체격에서 밀리는 만큼 스피드를 앞세운 승부수가 예상된다. 2분간 퇴장 선언에 인색한 이번 대회 심판들 성향을 활용한 적극적인 수비도 요구된다. 앞서 열린 스웨덴전에서 추격 기회 때마다 7m 던지기를 허용하면서 좋은 리듬이 끊겼던 사례들도 반복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8강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수들은 무승부를 넘어 승리를 내다보고 뛰겠다는 각오다. 우리나라 단체 구기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여자 핸드볼로서도 흥행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세대 교체에 방점을 둔 이번 대표팀의 성장 동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점도 경기의 질적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앞서 스웨덴전에서 가장 많은 득점(5점)을 올린 강경민(SK)은 “8강에 가려면 덴마크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