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환영받을 수 있을까. K리그1 스타로 도약한 양민혁(18·강원FC)이 내년 만날 토트넘 선배들에게 극찬을 들으며 합격점을 받았다.
양민혁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팀 K리그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전반 45분간 특유의 빠른 발과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여 토트넘의 차세대 공격수로 주목됐다. 이날 팀 K리그는 토트넘에 3-4로 패하긴 했으나 대등한 경기력으로 6만3,000여 명의 관중에게 환호를 받았다.
특히 전반 24분 토트넘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좌측에서 이동경(김천 상무)의 패스를 받은 양민혁은 빠른 돌파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며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공이 골대 위를 살짝 벗어나긴 했지만 토트넘의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도 손쓸 틈 없는 전광석화 같은 슛이었다. 수많은 관중들은 양민혁이 눈에 띄는 활약을 할 때마다 "와~!" 하며 박수를 보냈다.
또한 양민혁은 빠른 움직임과 현란한 발재간으로 토트넘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날 토트넘의 센터백 에메르송 로얄을 상대로 턴 드리블 기술로 탈압박을 하거나, 놀라운 스피드로 상대를 무력화 시키며 활약했다. 전반 1분간의 쿨링 브레이크 당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에 의해 계속 수비가 뚫리자 로얄에게 호통치는 소리가 전파를 타기도 했다.
토트넘 선수들도 내년 1월 합류하게 될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흥민과 함께 팀의 터줏대감인 벤 데이비스(31)는 "토트넘 내에서도 양민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가 오면 어떻게 될지 기대가 크다"면서 "토트넘과 계약을 했다는 건 이미 잘 하고 있다는 뜻이다. 계속 잘해서 내년에 좋은 모습으로 만났으면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얀 클루세브스키(24)와 브레넌 존슨(23)도 양민혁에 대해 극찬했다. 클루세브스키는 "양민혁이 전반에 상당히 잘했고 눈에 띄었다"며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존슨도 "어린 선수지만 기술적으로 놀라웠고 빠른 발이 인상 깊었다. 토트넘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같이 경기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고대했다.
손흥민도 까마득한 후배를 아끼며 조언했다. 손흥민은 "자신이 축구를 왜 시작했는지를 떠올린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속 열심히 더 성장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양민혁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양민혁은 토트넘전에서 아쉬움이 더 크다며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는 "팀 K리그 소속으로 뛰어서 영광이었고, 마저 준비해 잘해야겠다고 느꼈다"며 "확실히 토트넘은 다르다는 걸 느꼈고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전반에 득점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해선 "많이 아쉬웠다. 형들도 그게 들어갔어야 했다고 말씀해주셨다"며 승부욕도 보였다.
그러면서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양민혁은 "(손흥민이) 확실히 잘한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나도 빨리 그 수준에 오르고 싶다"면서 "골 넣은 손흥민이 가장 인상 깊었고, 확실히 슈팅이 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