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나아질까… 부산 '동천' 정화에 '성지곡 계곡물'까지 끌어온다

입력
2024.07.31 15:51
내년 6월 하루 최대 1만3000톤 투입
오·우수 분리, 해수도수 시설도 보수


부산의 대표적인 도심하천인 동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성지곡 수원지의 계곡물을 투입한다.

31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가 동천의 악취와 수질 개선을 위해 오는 9월부터 동천 수질개선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정비 사업의 핵심은 성지곡 계곡물을 끌어 동천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오는 10월부터 8개월 동안 부전천 상류 성지곡 계곡물을 동천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시설 설치와 동천에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해수도수 관로의 보수 및 준설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비 20억7,000만 원을 투입해 부전천 복개 박스 정비 공사를 진행하고, 부산시민공원부터 광무교까지 1.7㎞ 구간에 더러운 물과 깨끗한 물을 분리하는 벽을 설치해 오염 물질이 동천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을 막기로 했다.

이번 공사가 끝나는 내년 6월부터 성지곡 계곡물은 하루 평균 7,000톤 가량 동천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 강수량이 늘어나는 5~9월에는 공급량을 더 늘여 하루 1만3,000톤의 계곡물을 흘려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부산시는 보고 있다.

해수도수 관로의 누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1억 원을 투입, 관로 보수공사와 동천 준설 및 정화사업을 올해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진행한다. 동천의 수질은 2017년 바닷물을 공급하는 2차 해수도수사업 이후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 기준 9.9㎎/ℓ에서 2021년 4.1㎎/ℓ로 59% 개선 효과를 봤다.

하지만 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는 감조 하천인 동천은 퇴적물 증가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화해 여전히 악취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지용수 확보와 오염원 유입 차단을 추진한다.

동천 본류와 부전천 일대에 많은 비가 내릴 때 도로와 공사장 등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2026년까지 비점오염원 저감시설을 설치한다. 또 2028년까지 재개발·재건축 구역의 하수관로를 정비해 오염물질의 유입을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이병석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지금껏 동천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시민들이 만족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업으로 여름철 동천 악취와 물고기 폐사 문제 등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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