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아이콘' 김제덕의 파이팅, 이제 못 본다? 그 이유는

입력
2024.07.30 01:59
8강 마친 뒤 심판으로부터 주의 받아
상대 도발한다고 비춰질 이유 때문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쪽 보며 계속 파이팅"

한국 남자 양궁의 '파이팅' 담당인 김제덕(예천군청)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 출전해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진(코오롱)과 힘을 합쳐 금메달을 수확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때 2관왕에 올랐던 김제덕의 개인 세 번째 금메달이다.

도쿄 올림픽 당시 파이팅의 아이콘이 됐던 김제덕은 이번에도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 특유의 파이팅 기합 소리를 내며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프랑스 홈 팬들의 응원 소리가 컸지만 한국 선수들의 기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다음 올림픽에서 볼 수 없을 것 같다. 김제덕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제 파이팅을 다음에 못할 수도 있다"며 "8강전이 끝나고 심판 측에서 제재했다. 상대 선수들을 보고 파이팅을 외친 걸 약간 도발한다고 본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대 선수 도발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김제덕은 "우리 팀 선수들과 감독님을 보고 파이팅을 외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때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러 김제덕의 파이팅이 유독 크게 들렸다. 그러나 이번엔 관중이 매 경기 꽉 차 힘차게 파이팅을 외쳐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잘 안 들렸다.

김제덕은 "전날 여자 양궁 단체전에 관중석에서 응원했는데 크게 외쳐도 관중 소리에 선수들한테 응원 소리가 안 들릴 것 같았다"며 "그래서 도쿄 때의 강렬한 모습은 안 보여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만원 관중 속에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해선 "처음에 8강전 들어갔을 때 관중이 생각보다 많았고 많이 떨렸다. 마지막 결승전에선 파리시민들까지 가세해서 내가 봤을 땐 8,000석 중 3,000~4,000석이 한국 분, 나머지는 파리시민 같더라. 그래서 그 뜨거운 열기 속에 응원을 받을 때 뭔가 가슴이 뭉클하고 또 묘했다. 꽤 재미 있게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리 = 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