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시몬 바일스, 더 높이 뛰어올랐다... 올림픽 체조 5관왕 시동

입력
2024.07.29 16:17
올림픽에 돌아온 미국 체조 영웅 바일스
6개 종목 중 5개 종목서 결선 진출
스트레스로 도쿄에선 줄줄이 기권 선언
완벽한 연기... 글로벌 톱스타들도 환호

미국의 체조 영웅 시몬 바일스(27)가 2024 파리 올림픽 무대에서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뛰어올랐다. 3년 전 있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연달아 기권을 선언해 충격을 안겼던 그의 완벽한 복귀에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호응했다.

바일스는 28일(현지시간) 열린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6개 종목 중 5개 종목(개인종합, 단체전, 도마, 마루운동, 평균대)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여자 기계체조는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등 네 종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 4개를 한 사람이 모두 뛰는 개인종합,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단체전을 더해 총 6개의 메달이 걸려 있다. 단체전 성적을 바탕으로 개인종합(24명)과 종목별(8명씩, 총 32명) 결선 진출자가 결정된다.

그는 이 중 개인종합·단체전·도마·마루운동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부터 왼쪽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경쟁자를 누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개인종합의 경우 59.566점으로 2위이자 지난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57.700점)보다 2점가량 많이 득점했다. 주 종목인 도마와 마루운동에서는 선수 중 유일하게 15점 이상, 14점 이상을 받았다.

바일스의 활약이 돋보이는 것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전해졌던 충격적인 기권 소식 때문이었다. 바일스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단체전·개인종합·도마·마루 등 4개 종목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누구보다 주목받는 선수였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단체전 도중 공중 감각 상실(트위스티)을 겪으면서 대부분 종목에서 기권을 선언했다. 게다가 파리 대회 때는 바일스의 나이가 30대에 가까워지는 만큼, 도쿄가 마지막 올림픽일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랐던지라 안타까움은 더욱 짙었다. 그러나 바일스는 2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2023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그의 드라마 같은 극복기는 최근 '넷플릭스'에 '시몬 바일스, 더 높이 뛰어올라'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글로벌 톱스타들도 그의 비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배우 톰 크루즈, 래퍼이자 배우인 스눕 독, 가수 겸 배우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중계에 잡혔고, 톰 크루즈는 바일스가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오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