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10만 '개딸'이 250만 민주당 어떻게 점령하나" 김두관 직격

입력
2024.07.29 15:00
"보수언론의 폄훼 표현 써서야"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지지층인 '개딸'의 규모를 두고 "많아 봐야 10만 명 정도인데, 당원이 250만 명이나 되는 민주당을 어떻게 점령하느냐"고 직격했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가 "강경 '개딸'들이 당을 점령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론이다.

정 후보는 2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강성지지자들이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이 열성적으로 의견을 낸다고 해도 (당내 의사결정에서) 표는 하나"라고 지적했다. 팬덤정치의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주목받는 개딸은 그 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당원 신상이 비밀인 만큼 민주당원 가운데 개딸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 후보는 "강성이든 열성이든 우리를 지지하고 있는 지지자들과 정치인들이 싸울 수는 없다. 대통령이 국민과 싸우는 것하고 똑같다"고 비유했다.

정 후보는 또 김 후보가 개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보수언론이 민주당을 그렇게 폄훼하고 분열하기 위해서 하는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게 맞느냐"고 꼬집었다. 지난 12월 이 전 대표 팬카페 개설자도 "언론이나 보수 진영에서 단어의 의미를 오염시켰다"며 개딸이라는 명칭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개딸은 본래 '개혁의 딸'이라는 의미다. 정 후보는 "분열하지 말고 통합하자고 했는데 이런 발언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또 분열이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분이 감지되자 이 전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28일 충남 공주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 전 대표는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들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그들과의 차이만큼 크겠나.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라며 화합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도 김병주 최고위원 후보가 "한 번도 민주당 내부로 총구를 돌린 적이 없지만 오늘 그 룰을 깨겠다"며 김 후보를 작심 비판했다. 그는 "'우리 당이 개딸에 점령됐다'는 것은 열성 당원들을 모독하는 것이자,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관은 정부·여당에 '대연정내각' 제안

한편 당내에서 집중 사격을 받고 있는 김두관 후보는 정부·여당에 '민생경제 대연정내각' 구성을 제안했다. 김 후보는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한 민생경제만큼은 정쟁을 중단하고 여야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정내각을 만들어 향후 1년간 민생경제 전반에 대해 정부와 국회가 공동책임을 지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하 경제부처 전면 개각 △여야 합의로 중립적인 연정내각 인물 추천 △여야 합의가 가능한 민생경제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