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국가 잘못 틀고, 튀르키예 선수단에 "튀니지"… 올림픽 실수 속출

입력
2024.07.29 10:12
남수단 남자 농구경기 개막 때
잘못된 국가 20초간 흘러나와
선수들 "무례함 느꼈다" 비판
개막식 때도 국가명 혼동 실수

2024 파리 올림픽 주최 측이 농구 경기를 개최하며 아프리카 남수단의 국가를 잘못 트는 실수를 범했다. 주최 측은 개막식 당시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튀르키예 선수단을 튀니지 선수들과 혼동하는 등 미숙한 운영으로 지적 받았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릴의 피에르 모루아 경기장에서 열린 남수단과 푸에르토리코의 남자 농구대표팀 경기장에서 경기 직전 잘못된 남수단의 국가가 연주되면서 관중석 야유가 쏟아졌다. 잘못된 국가가 흘러나오는 걸 들은 남수단 선수들은 황당한 표정을 지은 채 일제히 가슴에 손을 얹고 오류가 바로잡히길 기다렸다. 일종의 항의표시였다. 경쟁팀인 푸에르토리코팀 선수들도 연대의 의미로 같은 자세를 취했다. 실수를 인지한 주최 측은 약 20초 만에 잘못된 국가 재생을 중단했다. 3분이 지나서야 올바른 국가가 나왔다.

선수들은 주최 측의 실수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남수단의 공격수 누니 오못은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무례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내전 끝에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남수단은 파리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섰다. 남수단 남자 농구팀은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혔지만, 평가전 당시 강력한 우승후보인 미국에 1점 차로 패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이날 대회에서 남수단은 푸에르토리코를 90대 79로 꺾었다.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26일 개막식 당시에도 국가를 혼동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조직위는 공식 SNS 계정에서 개막식 때 보트를 타고 입장하는 각국 선수단의 사진을 공유했다. 이 과정에서 튀르키예 국기를 들고 있는 선수단을 두고 '튀니지팀이 파티에 동참했다'고 썼다. 붉은색 바탕에 초승달과 별이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국기는 비슷하다.

유승민 "실수하지 말아야 할 실수"

조직위는 한국에도 잇따른 결례를 범했다. 개막식 당시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정식 영어 국명인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가 아닌 북한의 국명 '데모크라틱 피플스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소개했다. 불어로도 한국은 북한(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으로 소개됐다.

이에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즉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문제제기한 결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직접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를 전했다. 그런데 조직위는 다음날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단의 1호 금메달을 딴 오상욱의 소식을 SNS에 전하면서 영문 이름을 Oh sangku(오상구)'로 잘못 표기해 빈축을 샀다.

주최 측의 잇따른 실수는 "미숙한 대회 운영"이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유승민 IOC 위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회 초반이다 보니 조직위가 좀 미숙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실수들이 나온 것 같은데, 사실 실수를 하지 말아야 될 부분들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저희가 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