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패러디' 비판에… 파리올림픽 "불쾌감 느꼈다면 죄송"

입력
2024.07.29 05:12
올림픽조직위 "기독교 조롱 의도 없었다"

프랑스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 패러디 논란이 불거진 공연에 대해 2024 파리 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가 공식 사과했다. 여장 남자(드래그퀸), 트랜스젠더 등을 등장시켜 다양성에 대한 관용을 상기하고자 했을 뿐, 기독교와 예수를 묘사하거나 조롱할 의도는 없었다는 게 조직위 측 해명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 데캄프 조직위 대변인은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 지난 26일 개막식 공연과 관련해 "어떤 종교에 대해 무례함을 보이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만약 불쾌함을 느꼈다면 정말 죄송하다"고 이날 밝혔다. 로이터는 "국제올림픽위원회도 조직위의 명확한 의사(사과)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공연은 센강을 따라 여러 장소에서 펼쳐진 공연 중 하나로, 개막식 중반부에 등장했다. 개막식 총괄 연출자인 토마스 졸리는 긴 식탁 뒤쪽을 중심으로 성소수자를 대변하는 공연자를 다수 배치했다. 이 중 무대 가운데 배치된 공연자는 머리 위에 후광으로 보이는 장식을 달고 있었다. 이는 예수가 수난을 당하기 전날 자신의 제자 12명과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을 그린 '최후의 만찬'을 묘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뒤이어 등장한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는 망사 옷 차림으로 식탁 위에 누워 '벌거벗은(Nu)'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공연 직후 엄청난 비판이 쏟아졌다. '다양성 강조'를 핑계 삼아 기독교 및 기독교적 가치를 조롱했다는 이유였다. 프랑스 주교회는 개막식 당일 성명을 통해 "기독교를 조롱하는 장면이 담긴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조직위가 사과에 나선 것은 졸리가 "최후의 만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음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조직위는 해당 공연에 대해 "지역 사회의 관용을 기념하고자 했다"며 "이 야망은 달성됐다고 믿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