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비트코인 대통령 될 것"… 비트코인 7만 달러 향해 급등

입력
2024.07.28 08:07
트럼프,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 참석
"집권하면 SEC 위원장 바로 해고할 것"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가상화폐 강대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에 힘입어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7만 달러선을 향해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테네시주(州)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을 전 세계 가상화폐 수도이자 비트코인 '슈퍼파워'로 만들 것"이라며 "친(親)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는) 100년 전의 철강 산업"이라며 "가상화폐를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채굴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정책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은 정부의 강제와 통제로부터의 자유·주권·독립을 뜻한다"며 "가상화폐와 비트코인에 대한 현 정부의 탄압은 미국에 매우 나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집권하게 되면 비트코인에 비(非)우호적인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바로 해고하겠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SEC는 가상화폐 산업 관련 인물을 상대로 80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과거와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앞서 그는 재임 당시인 2019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나는 가상화폐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규제되지 않은 가상화폐는 마약 거래 등 불법 행위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화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은 7만 달러선을 향해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6만9,4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고 코인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전했다. 이날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는 가상화폐 지지자 3,000명이 참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패러디한 'MBGA(Make Bitcoin Great Again)'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