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이숙연의 해명... "요즘 돌·백일엔 반지 대신 주식 사준다"

입력
2024.07.25 18:17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딸 비상장주식 취득 경위 관련 집중포화
여당은 젠더·성소수자 관련 입장 캐물어

이숙연(55·사법연수원 26기) 대법관 후보자가 25일 인사청문회에서 '아빠찬스' 논란이 불거진 자녀의 재산 증식 경위에 대해 집중 포화를 맞았다. 성소수자 권익에 대해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 젠더법연구회장직을 맡았던 것과 관련해 여당의 공세도 이어졌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후보자 가족이 금남고속에서 그간 7억7,000만 원을 배당받았고, 배당금이 한 주 금액의 세 배에 달했던 해도 있었다"면서 "국고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회삿돈으로 어린 자녀들의 재산을 늘린 것 아니냐"고 따졌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은 "배당 이익이 얼마 나올지 미리 알고 금남고속 주식을 매입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금남고속은 이 후보 남편 친형(시아주버니)이 한때 대표로 재직했던 회사다. 2006년 각각 8세, 6세였던 이 후보자의 딸과 아들은 이 후보자 배우자의 지원을 받아 이 회사의 비상장주식을 300만 원 정도에 매입했다가 지난해 둘 다 4,100여만 원에 팔아 차익을 챙겼다. 후보자 부부 역시 수년에 걸쳐 수천 주의 주식을 사들여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둬들였다.

이 후보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적절한 거래는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요즘은 아이들 돌이나 백일 때 자녀의 미래를 위해 반지 대신 주식을 사주는데, 이것을 편법 증여로 폄하한다면 이런 부모들의 마음은 다 비난받아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곧이어 부적절한 답변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자녀들에 대한 얘기라 평정심을 잃은 것 같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여당은 이런 논란에 대해선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후보자 가족이 5년간 31억여 원을 기부한 사실에 초점을 맞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앞으로 기부 계획이 있느냐'는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배우자가 늦게 본 자식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해주려는 마음에 잘못을 한 것 같아 송구스럽다"면서 "남편과 딸이 가진 주식을 어려운 분들을 돕는 데 환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이번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세 명의 대법관 후보자 중 유일한 여성인 이 후보자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입장을 캐물었다.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후보자가 회장을 맡았던 젠더법학회는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입장 아니냐"고 언급했고, 유상범 의원은 "후보자가 발제한 젠더법학회 학술대회 내용 중 동성애와 관련된 발언이 있었는데, 후보자 입장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연구회 내에서도 동성혼이나 성별정정에 대해선 다양한 스펙트럼의 의견이 존재하고, 성별정정과 관련해서는 저도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은 제가 크리스천이라 신앙적인 부분이 있어 계속 고민하는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최다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