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엔 성전환 선수 안 보여...엄격해진 국제 연맹 출전 규정

입력
2024.07.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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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처음으로 출전 승인
도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전환 선수 출전
국제 연맹 "사춘기 이후 수술 선수 출전 못 해"

세계 스포츠계 논쟁의 대상인 '트랜스젠더(성전환) 선수'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 전망이다.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에 대한 국제 연맹 출전 자격 기준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더게임스는 25일(한국시간) "파리 올림픽에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뒤 여성부에 출전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성전환 선수에 대한 국제 연맹 출전 규정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파리 올림픽에는 186명의 성소수자가 출전했던 2020 도쿄 올림픽보다 31명 적은 155명이 출전한다. 그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후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에 대한 언급은 없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은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처음 승인됐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트랜스젠더 선수에게 성전환 수술, 법적 성별 정정, 최소 2년간 호르몬 치료 시행 등의 조건을 다는 대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계가 생물학적 성이 아닌 후천적으로 바꾼 성별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2015년에는 "성전환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없앤 후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혈중 농도에 대한 조건을 추가했다. IOC는 성전환 선수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려면 테스토스테론 억제제를 투여해 최소 12개월 동안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리터당 10나노몰(nM)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3년 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성전환 선수가 출전했다. 남성이었다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뉴질랜드 역도 국가대표 로렐 허버드는 여자 역도 최중량급(87㎏ 이상)에 출전해 여성 선수들과 경쟁했다. 당시 그는 1차부터 3차까지 모두 실패해 실격당했다.

도쿄 올림픽 이후 "호르몬 수치만으로 경기력을 판단 지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IOC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참가 기준을 더욱 낮췄다. 2021년 11월 이전까지 성전환 선수들에게 적용되던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 기준'을 없애고 각 경기 단체가 구체적인 출전 자격을 정하도록 했다.

그러자 각 종목을 관할하는 국제기관들은 오히려 성전환 선수의 출전 기준을 높였다. 세계수영연맹(2022년), 세계육상연맹(2023) 등은 사춘기 이후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는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도록 했다. 사춘기를 남성으로 보냈다면 여성으로 성별을 바꿨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유지되는 신체적 우위가 있다는 취지다. IOC가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기준을 완화했지만, 사실상 허들이 더 높아진 셈이다.

프랑스의 성전환 육상 단거리 선수 할바 디우프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같은 트랜스젠더를 경쟁에서 배제하는 조치다. 소외감을 느낀다"며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에 영국 인디펜던트는 “파리 올림픽은 이전 대회보다 트랜스젠더 선수에 대한 규정이 훨씬 더 엄격한 대회”라고 전했다.

최이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