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인식이 다섯 달 만에 뒷걸음쳤다. 제조업 중 반도체 이외 대부분 업종에서 체감경기가 악화한 영향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5.1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내렸다. 3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다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경기 설명력이 높은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하는 기업심리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 대비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제조업 CBSI는 95.7로 6월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구성 항목 중 ‘업황’과 ‘생산’이 전체 지수를 마이너스(-)1.1포인트, -0.6포인트씩 끌어내렸다. 세부 업종의 BSI를 보면, 반도체 수출 호조 덕에 전자·영상·통신장비는 신규 수주가 14포인트 개선되는 등 좋아졌지만, 나머지 대다수 업종은 부진했다. 화학물질·제품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하락과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여파로 생산(-15포인트)과 업황(-10포인트) BSI 모두 나빠졌다. 1차금속(업황 -11포인트)과 고무·플라스틱(업황 -10포인트)도 전방산업 수요 감소로 체감경기가 악화했다.
반면 비제조업 CBSI는 94.6으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성수기 항공 여객 수요가 늘고, 해상 운임이 오르면서 운수창고업의 채산성(+14포인트)과 자금 사정(+11포인트) BSI가 크게 개선됐다. 여름철 냉방용 전력 수요 증가로 전기·가스·증기 업종의 업황(+11포인트)과 매출(+7포인트)도 좋아졌다. 다음 달에도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기업심리지수 차별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월 제조업 CBSI 전망은 전월 전망치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94.2, 비제조업 CBSI 전망은 1.1포인트 상승한 92.8로 조사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1.2포인트 높은 95.9를 나타냈다. 기업과 소비자 등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는 6월보다 다소 나아졌으나, 여전히 과거 평균에는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