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30년, 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각각 프랑스 알프스 지방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선정했다.
IOC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데콩그레에서 142차 총회를 열고 투표를 실시해 두 지역을 2030년, 203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가결했다. 프랑스 알프스는 유효표 88표 중 84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는 89표 중 83표를 각각 획득했다.
IOC는 두 나라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했다. 프랑스에 대해선 승인 필요 조건인 프랑스 정부의 재정 보증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차기 프랑스 총리가 재정적 보증을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IOC가 정한 기한 내에 동계 올림픽 보증 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총리의 서명 보증은 10월 1일까지, 의회의 총리 서명 비준은 2025년 3월 1일까지 끝내야 한다. 그 이후에 IOC와 동계 올림픽 개최지 협약이 이어진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IOC 총회 투표 직전 "새로 선임될 총리에게 보증 서명은 물론 올림픽 헌장 준수를 차기 정부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하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IOC와 협의를 마치면 1924년 샤모니, 1968년 그르노블, 1992년 알베르빌에 이어 4번째로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알프스산맥에 자리 잡은 프랑스 영토인 오베르뉴론알프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 지역이 연합해 2030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
미국에는 보다 정치적인 조건을 달았다. 미국이 IOC가 두둔하는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은폐 가능성을 물고 늘어져서다. 미국과 호주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 중국 수영 대표 선수 23명이 대회 전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도 올림픽에 정상 참가한 것에 격분했다.
IOC는 이에 미국 의회와 법무부, 연방수사국(FBI)이 WADA를 조사하겠다고 나서자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와 체결할 개최지 협약에 수정 조항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IOC는 미국 사정 당국의 조사 등으로 WADA의 권위가 약화한다면 '개최지 협약을 IOC가 파기할 수 있다'는 조항으로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와 유타주의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