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향한 높아진 도덕성 잣대... 파리올림픽 출전 좌지우지

입력
2024.07.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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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스포츠 선수들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에 대한 잣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여부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국제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다만 각 국가별로 적용 기준이 들쑥날쑥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세계수영연맹이 중국 수영대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올해 평균 21번의 약물 검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월 2020 도쿄 올림픽에 참가했던 중국 선수 23명에게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23명의 중국 수영 선수들 중 11명이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 예정이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의회와 법무부, 연방수사국(FBI)은 세계도핑방지기구(WADA)의 은폐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따지고 있다.

그러나 WADA는 "중국 수영 대표팀의 도쿄 올림픽 출전 허가는 적법했으며, 은폐 의혹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다만 세계수영연맹은 중국 선수들에 대해 올림픽 개막 전까지 최소 10번 이상의 약물 검사를 했다. 개막 후에도 이들에 대한 약물 검사는 계속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출전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승마계의 베테랑 샬럿 뒤자르댕(39)의 동물 학대 행위가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영국의 가디언은 "뒤자르댕이 서커스에서 코끼리를 다루듯 1분에 24번 채찍질한 행위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잃었다"며 "국제승마연맹(FEI)은 뒤자르댕의 학대 행위가 담긴 영상을 확인한 뒤 임시적으로 6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뒤자르댕은 3회 연속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12 런던 대회서 승마 마장마술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휩쓸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유력한 메달리스트로 꼽히며 개회식 때 영국선수단 기수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물거품이 됐다. 뒤자르댕은 FEI의 발표가 있기 직전 파리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매우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일본에선 미성년 선수가 흡연과 음주로 인해 파리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일본체조협회에 따르면 일본 체조대표팀의 주장인 미야타 쇼코(19)는 선수촌 내에서 음주를 하고, 외부의 사적 공간에서 흡연한 게 적발돼 협회로부터 올림픽 출전 기회를 박탈당했다. 일본의 합법적인 흡연, 음주 연령은 20세다. 미야타는 엄청난 압박에 흡연과 음주에 빠졌다고 협회는 전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성폭행 전과가 있는 선수를 출전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네덜란드 남자 비치발리볼 대표팀 스테번 판더 펠더(29)는 2014년 온라인을 통해 만난 12세 영국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영국 법원에 기소돼 2016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네덜란드로 송환된 판더 펠더는 1년 형기만 채우고 출소했다.

비판이 이어졌다. 안나 미어스 호주 선수단장은 "유죄 판결을 받은 강간범은 호주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팀에는 엄격한 안전 보호 정책이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네덜란드올림픽위원회(NOC)가 판더 펠더에게 선수촌이 아닌 파리의 숙박시설을 제공해 여성 단체들로부터 비판이 쏟아졌다. NOC는 "판더 펠더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다"며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참가할 선수를 선별하는 것은 각 국가별 위원회의 책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