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940만 명을 보유한 해외 유명 유튜버가 개최한 전 세계 '치킨 맛 대결 월드컵'에서 한국의 양념치킨이 일본의 튀김요리 가라아게를 꺾고 우승한 사실이 소셜미디어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공신력 있는 요리 경연대회가 아니었음에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치킨 한일전' 승리를 자축하는 누리꾼이 눈에 띈다.
미국 출신 음식·요리 유튜버 조슈아 와이즈만은 지난 3월 유튜브 '어느 나라의 치킨 요리가 최고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12개 국가의 닭 요리를 시식, 평가했다. 대상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이탈리아 △인도 △대만 △태국 △온두라스 등이었다. 와이즈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구독자들의 추천을 요청했고, 이 중 많은 추천을 받은 국가가 명단에 올랐다.
각국 요리의 평가는 바삭한 식감과 맛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심사위원은 와이즈만과 그의 동료 2명이었다. 12개 국가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쟁했다. 심사위원 3명이 책정한 점수를 모두 더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의 닭 요리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식이었다.
1라운드를 부전승으로 통과한 한국의 양념치킨은 8강전에서 인도의 치킨 파코라(Pakora)를 만났다.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양념치킨의 손을 들어줬다. 와이즈만은 "단맛과 짠맛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4강전에서도 양념치킨은 온두라스의 전통요리 '포요 추코(Pollo Chuco)'를 꺾었다.
한일 양국은 결승전에서 만났다. 와이즈만과 동료들은 양념치킨과 가라아게를 각각 한 입씩 맛본 뒤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3명 모두 한국의 양념치킨을 "세계 최고의 치킨"으로 선정했다. 와이즈만은 "프라이드치킨을 한 번도 안 먹어 봤다면 한국 양념치킨으로 시작해도 좋다"고 추천했다. 다만 평가가 주관적으로 이뤄졌던 만큼 "선정 결과는 단지 우리의 의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음식 분야 인플루언서인 와이즈만의 요리책(2021년)은 미 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결을 지켜본 한 해외 누리꾼은 유튜브 댓글에서 "양념치킨은 수많은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중 하나일 뿐"이라며 "만약 모든 치킨을 두고 경쟁한다면 한국 치킨들끼리 대결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누리꾼도 "살면서 한국의 프라이드 치킨을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천국에서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고 거들었다.
와이즈만의 '치킨 월드컵'은 4개월이 지난 지금도 국내 커뮤니티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구독자가 940만 명에 달하는 유튜버가 검증한 것이니 신뢰성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한국보다 닭에 진심인 나라는 없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가라아게를 꺾은 사실에 고무됐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누리꾼은 "한일전은 치킨도 무조건 이겨야 한다"면서 "가라아게가 정말 맛있는 걸 알기 때문에 진정한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으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