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고기압' 갇힌 한국, 주말까지 35도 폭염 속 소나기

입력
2024.07.24 15:40
'북태평양+티베트' 이중으로 한반도 덮으면서
남부지방·제주 등 최고 35도까지 올라 무더위
한 달 넘은 장마 언제 끝나나? '태풍 개미' 변수

이번 주말까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중층으로 한반도를 덮으면서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를 넘어서는 찜통더위가 닥치겠다. 지표면은 뜨겁게 달궈지고, 대기는 많은 수증기를 머금고 있다 보니 곳곳에서 강한 소낙비도 내릴 전망이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북태평양고기압은 고도 5~6㎞ 상공에서 남한을 거의 뒤덮은 상황으로 점차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25일 오후부터는 티베트에서 발원한 티베트고기압이 12㎞ 상공에서 한반도 전역을 뒤덮게 된다. 고기압 두 개가 돔 지붕처럼 한반도를 누르는 형국인 것이다.

보통 태양에 공기가 달궈지면 더운 공기는 위로, 찬 공기는 아래로 이동하는 순환이 이뤄지지만 고기압이 가로막으면 뜨거운 공기가 '압력밥솥'처럼 압축되며 폭염이 나타나게 된다. 이에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 온도가 33도를 넘고, 강원 남부 동해안, 일부 남부지방, 제주 북부·동부는 35도 이상 오르는 곳도 있겠다.

앞서 내린 장맛비에 의한 높은 습도와 강한 일사량이 폭염에 더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소나기가 예보됐다. 주로 오후부터 저녁 사이 24일은 5~60㎜, 25일은 5~40㎜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26일에는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이 더 세력을 강화해 수증기를 몰고 올라오면서 지형 효과를 받는 제주는 최대 120㎜ 많은 비가 쏟아지고, 내륙에서도 5~60㎜ 소나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주말인 27, 28일에도 현 기압계 배치가 유지되면서 강한 소나기가 올 수 있다.

지난달 19일 제주에서 시작돼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장마는 제3호 태풍 '개미'의 행보에 따라 종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개미는 대만을 조만간 통과해 26일 중국 푸저우시에 상륙할 예정인데, 이후 약화한 태풍이 한반도 북쪽을 통과하며 기압계가 어떻게 배치되냐에 따라 정체(장마)전선이 재활성화되거나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 장마가 종료될 수 있다. 태풍의 영향으로 27일까지는 제주와 남·서해상 먼바다에서 풍랑과 강한 너울이 몰려올 수 있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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