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서울 경찰이 접수한 학교폭력 및 청소년 범죄 중 성폭력·사이버 범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딥페이크(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을 악용한 성범죄도 확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서울경찰청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학교폭력 및 청소년 범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6월 학교폭력 신고 및 검거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7%(4,351건→4,688건), 30.2%(1,032건→1,344건) 늘었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학교폭력은 2020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학교폭력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유형은 성폭력·성희롱이다. 신고 건수와 검거 건수가 각각 161.7%(253건→662건), 45.2%(217건→315건)나 늘었다. 신고 내역 분석 결과 강제 추행 비중이 55.9%로 가장 많았고, 그중에서도 동성 간 성추행이 과반(51.9%)을 차지했다. 이어 성희롱(16.6%), 카메라이용촬영죄(11.3%) 등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성희롱의 경우 60% 이상이 온라인에서 이뤄졌다"며 "딥페이크 신고도 20건이 접수돼 첨단기술을 활용한 성범죄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교폭력이 주로 발생한 장소는 학교 밖(54.6%)이었다. 언어폭력 등 사이버 공간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역시 23.2%(630건→776건)의 큰 증가폭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초등학교(47%), 중학교(34%), 고등학교(15%) 순으로 많이 발생했고, 전년과 대비해 초등학교는 5.2% 감소한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21.6%, 35.2% 증가했다.
청소년 범죄 역시 2023년 상반기에 비해 소폭(1.3%) 늘어났다. 살인이나 강도 등 강력 범죄는 22% 줄었지만 도박은 228% 폭증했다. 마약(56.1%), 절도(28%) 범죄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하계 방학을 맞아 '스쿨벨'을 발령할 예정이다. 스쿨벨은 신종 학교폭력 등이 발생할 경우 서울경찰과 교육청이 협력해 서울 시내 1,374개교 학부모 78만 명에 전파해 범죄를 예방하는 알림 시스템이다.
이번 스쿨벨은 딥페이크 등의 사이버 성폭력, 도박 및 마약, 무인점포에서 발생하는 절도 등 올해 상반기 청소년 범죄 통계분석을 통해 도출된 범죄들의 검거 사례, 관련 처벌 조항을 담아 경각심을 일깨울 예정이다. 또 경찰은 방학 기간 중독 청소년 전문기간과 연계해 상담을 진행하고, 성범죄 예방교육 자료를 제작해 신학기부터 배포한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예방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