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고의 애국자”라는 찬사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 대신 11월 대선에 출마할 민주당 후보로 누가 좋을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 선언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바이든은 내 소중한 친구이자 파트너일뿐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중대한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그가 가장 높은 수준의 애국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부통령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바이든 당시 부통령 대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 토론 때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사퇴 요구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공식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하차 결심을 하도록 당 중진들을 움직여 압박한 인물 중 핵심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업적으로 따지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도전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오바마 전 대통령 평가다. 그는 코로나19 종식과 일자리 창출, 총기 규제 법안 통과,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한 투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처 등을 열거한 뒤 “이런 뛰어난 업적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신이 시작한 모든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승산이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자신이 평생 싸우며 추구해 온 모든 것과 민주당의 모든 것이 어떻게 위험에 처하게 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가 바이든 대통령”이라며 “정치 지형을 보고 새로운 후보자에게 횃불을 넘겨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분명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겠지만 우리 당의 지도자들이 뛰어난 후보가 나올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뛰어난 후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대신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