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더니]접힌 부분 매끈해지고 갤럭시 AI로 강해졌다...폰 안 열고 문자 답장, '리얼'한 사진 생성까지

입력
2024.07.25 08:00
15면
갤럭시 Z 플립6 직접 써보니
접히는 면 매끈해져 펼쳐 놓으면 보통 스마트폰으로 착각
커버 스크린 기능 추가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활용도는 과제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가 더 강해져 돌아왔다. 특히 갤럭시 시리즈 중에서도 디자인에 힘을 준 제품으로 유명한 '갤럭시 Z 플립6'은 매력 지수를 몇 단계 끌어 올렸다. 기기 면에선 접히는 면이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 더 부드러워졌고 하드웨어 성능은 강화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갤럭시 AI'의 새로운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무게는 플립5 그대로, 성능은 S24급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24일 정식 출시된 '갤럭시 Z 플립6'을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직접 써봤다. 겉모습만 보면 전작인 '플립5'와 큰 차이는 없다. 크기와 무게는 같고 접혔을 때의 두께가 14.9㎜로 전작보다 0.2㎜ 정도 줄어든 정도다. 커버(덮개) 스크린과 메인 스크린 등 디스플레이 크기도 변함없다. 모서리 부분을 기존의 곡선형에서 직선형으로 바꿔 더 날렵해진 느낌이었다.

접혀 있던 제품을 펼쳐본 첫인상은 그냥 '갤럭시 S24'보다 좀 더 긴 '바'형 스마트폰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디스플레이의 접히는 부분이 매끄러워졌기 때문이다. 화면이 꺼져 있을 때는 주변 환경이 화면에 반사되면서 접힌 부분의 물결진 느낌이 또렷하지만, 화면이 켜진 상태로 정면으로 바라보면 구별이 어려웠다. 제품을 열고 닫을 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던 뻑뻑한 느낌도 없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듀얼 레일 힌지'가 이전 시리즈보다 좋아져 더 부드럽게 사용할 수 있고 내구성은 강해졌다"고 말했다.

두께와 무게의 변화는 없는데 성능은 개선됐다. 메인 카메라는 5,000만 화소로 '갤럭시 S24' 기본 버전과 같은 등급으로 올라왔다. 램이 12기가바이트(GB), 배터리가 4,000밀리암페어아워(㎃h)로 전작보다 향상됐다. 플립 시리즈 최초로 베이퍼 체임버를 담아 발열도 다소나마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최신 게임을 가동할 때 커버 스크린 쪽이 금방 뜨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충전하지 않은 상태로도 오랜 시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고양이 낙서했더니 진짜 고양이가 나와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Z 시리즈의 가장 큰 차별점을 '갤럭시 AI'로 잡았다. 대부분은 1월 '갤럭시 S24'와 함께 공개한 기능을 새 제품에도 도입한 것이지만 새로 나온 기능들도 있다. 특히 플립의 최대 특징인 커버 스크린을 활용한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전작인 플립5는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메시지를 받으면 커버 스크린에서 확인을 하고 답장을 눌러 스크린 속 키보드를 통해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었지만 화면이 상대적으로 좁아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플립6에는 '답장 추천'이라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AI가 받은 메시지를 분석하고 최적의 답변을 생성해 제안하는 기능이다. 가령 유튜브 영상을 알리는 메시지에는 "시청하겠습니다"가, 기사의 수정을 요청하는 메시지에는 "수정했습니다" "잘 처리됐습니다"가 답변으로 제안됐다.



일반 갤럭시 AI 기능도 업데이트됐다. 카카오톡이나 왓츠앱 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 어시스트'에는 대강의 내용을 적고 원하는 톤으로 문장을 만들어 주는 '글쓰기' 기능이 추가됐다. AI 이미지 편집기에는 '스케치 변환'이 등장했다. 사진 위에 손으로 대강 그림만 그려 놓고 갤럭시 AI에 변환을 맡겨 봤더니 주변 분위기에 맞춰 실사 사진에 가까운 개체가 추가됐다. 다만 갤럭시 AI 역시 다른 생성형 AI처럼 단번에 '완벽한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무리였고 여러 차례 생성 작업을 거쳐야 대략적으로 원하는 이미지가 생성됐다.


'접히는 쓸모' 증명해야



직접 써 본 갤럭시 Z 플립6의 하드웨어는 기존의 갤럭시 S 시리즈와 대등하다고 볼 수 있을 만큼 품질이 좋았다. 다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선 형태에 걸맞은 특색이 여전히 잘 보이지 않았다. 커버 스크린의 쓸모가 풍부하지 않고 90도로 접은 상태를 활용해 화면의 위아래를 나누는 '플렉스 모드'도 결국 한쪽 화면만 쓰게 되는 경우가 잦았다. 나중에는 폰을 아예 펼쳐 놓은 채 들고 다니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갤럭시 AI의 실시간 통역 기능을 폴더블에 응용해 화면을 90도 정도로 열어 놓은 상태에서 커버 스크린과 메인 스크린 위쪽에서 양방향 화면에 서로의 언어를 보여주는 실시간 통역 기능을 도입했다. 또 커버 스크린에는 사용 가능한 위젯의 종류가 늘어나고 여러 개의 위젯을 조합해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도 여기에 동참해 최근 '네이버 도구'와 '클립' 플립 전용 위젯을 선보였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