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초연결 세계’, 데이터 주권 지킬 '다중 방패막'을

입력
2024.07.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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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가상서버) 서비스 장애로 전 세계에서 항공기 3만여 편의 운항이 취소·지연되고 방송과 통신, 금융 등 일부 온라인 인프라가 마비되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850만 대의 기기와 서버가 영향을 받으며 컴퓨터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변하는 블루스크린 현상도 속출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고판이 꺼지고, 국내에서도 항공사 발권 차질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보기술(IT) 대란의 원인은 사이버보안업체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MS의 운영체제(윈도)와 충돌을 일으키며 클라우드 서비스도 장애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이 사실상 독과점 상태란 데에 있다. 1분기 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31%, MS 애저가 25%, 구글 클라우드가 11%를 차지했다. 인터넷을 통해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을 원격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데이터센터 설치와 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 결국 한 기업의 사소한 오류도 곧바로 글로벌 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사태로 ‘초연결 사회’의 위험과 취약성이 다시 드러난 만큼 경각심을 갖고 이중 삼중의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을 한 곳에만 의존하는 건 피하고, 망 분리와 실시간 상호 자동 백업 등을 통해 비상시 회복력을 확보해 두는 게 중요하다.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의 피해가 없었다는 역설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 안보와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선 클라우드 주권부터 확보하는 게 시급하단 이야기다. 더구나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초연결 사회의 흐름을 바꿀 수 없는 한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은 반복될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도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이 중단되며 일상이 멈춘 바 있다. 책임 소재를 둘러싼 소비자 분쟁도 늘어날 것이다. 사전 예방책이 우선이나 사후 보상 규정 등을 구체적이고 명확히 하는 것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