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도중 상대 팀 선수의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속앓이를 했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다시 한 번 기세를 떨쳤다.
황희찬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콤프턴 파크 트레이닝 그라운드에서 열린 브리스톨 시티(2부 리그)와의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해 프리시즌 첫 골을 선보였다. 팀은 황희찬의 득점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30분씩 4쿼터로, 총 120분 간 진행됐다. 후반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황희찬은 1,2쿼터를 벤치에서 대기하다 3쿼터부터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출전 7분 만에 추가 골을 넣으며 승리를 자신했다. 이후 브리스톨 수비수의 자책골이 더해지며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앞서 황희찬은 지난 16일 이탈리아 세리에A 코모1907와의 프리시즌 첫 경기 도중 상대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당시 해당 선수는 "그(황희찬)를 무시해. 그는 자기가 재키 챈인 줄 알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키 챈은 홍콩 출신 유명 영화배우 성룡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해외에서는 "아시아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의미로도 사용된다. 이에 황희찬의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러 퇴장당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희찬은 사건 이후 자신의 SNS에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모든 삶에 있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한편 울버햄프턴은 코모 선수의 인종차별 발언을 유럽축구연맹(UEFA)에 제소했지만, UEFA는 "프리 시즌에 일어난 일은 관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으며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