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 이어 시민사회까지 "연금개혁안을 내놓으라"며 구조개혁을 명분으로 제22대 국회로 연금개혁을 넘긴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300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는 구체적인 수치가 포함된 국민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정용건 연금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가 말하는 구조개혁안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치는 것인지, 기초연금 수급 노인을 대폭 줄이는 것인지, 현재 받는 연금액을 깎겠다는 것인지, '내돈내산'인지 국민은 모른다"며 "정부가 구조개혁안을 내거나 아니면 없다고 해야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석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연금개혁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임 중 실현할 3대 개혁 과제라고 국민과 약속한 일인데, 지금 제자리에 멈춰 있다"면서 "정부는 그동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수치와 방향성이 담긴 개혁안을 제출하고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대 국회는 연금개혁을 논의했지만 2007년 이후 17년 만에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모수(母數)개혁조차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막판에 내민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액) 44%' 조합도 정부·여당은 "구조개혁과 함께 다뤄야 한다"며 차기 국회로 넘겼다. 일련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개혁안을 제시하지 못한 정부에는 비판이 쏟아졌다.
22대 국회 출범 뒤 야당은 정부에 구조개혁안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민주당 박주민, 백혜련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못 한 원인 중 하나는 정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개혁안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기초연금, 퇴직연금과 같이 논의를 해야 지속가능한 개편안이 나올 수 있다"고 답했다.
이날 연금행동 기자회견에서도 박 의원은 "보건복지위원장이 된 후 수차례 '구조개혁안을 제출하라, 하나로 정리가 안 되면 선택이 가능한 여러 안도 좋으니 내달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며 "진심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