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 하체에 불편한 감각이 느껴져 수면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다리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쑤시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증상이 나타나고,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장마철 햇빛량이 줄어들면 증상이 심해지게 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숙면을 방해하는 수면장애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뇌 질환 등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샐머 바툴-앤워 박사팀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고혈압으로 고통 받을 확률이 41% 더 높다고 ‘미국 고혈압 저널’에 발표했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중 4분의 3 이상은 잠자는 도중 팔다리가 흔들리는 주기적 사지운동장애를 경험하는데, 이때 수면 중 각성 증상이 자주 일어나며 혈압을 높이고 심장박동을 빨라지게 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아침에 혈압이 높고, 두통이 있는 등 이상 증상이 있거나 약을 먹어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고혈압이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뇌 신경세포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부족, 철분 부족, 햇빛 쬐는 시간 부족, 여성의 임신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 등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 다원 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해야 한다. 수면 다원 검사는 병원에서 1박 2일 동안 자면서 하는 수면 종합 검사다. 하지불안증후군이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는 다른 질환과 혼동되기 쉬워 정확한 진단 및 감별을 위해 수면 다원 검사가 필수적이다. 고혈압 환자가 잦은 각성, 잦은 뒤척임 증상이 있어 수면 다원 검사를 받으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철분이 부족해도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기에 훼리틴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한진규 원장은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제를 보충하고, 도파민이 부족할 때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제제를 소량 복용하면 빠르게 호전된다”고 했다.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가볍다면 낮에 햇빛을 많이 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불안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햇볕을 쬐며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한 뒤 다리 마사지나 족탕으로 다리 피로를 해소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도 하지불안증후군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