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따라하기? 전복된 벤츠 두고 도주한 운전자 "졸음운전" 주장

입력
2024.07.19 08:37
사고 5일 만에 경찰 자수
운전자 "수면제로 인해 졸았다"
경찰, 주점서 나오는 CCTV 확보

부산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 전복 사고를 낸 40대 운전자가 도주한 뒤 5일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사건 후 최근 음주 사고를 낸 뒤 현장에서 도주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경찰은 이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13일 오전 1시쯤 해운대구청 인근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 전봇대를 들이받은 후 차량을 버리고 택시를 타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 5일 째인 17일 오후 3시30분쯤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A씨는 사고가 난 차량에 휴대전화와 지갑을 두고 도주한 뒤 자택에 귀가하지 않고 경찰 추적을 피했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서 발견한 A씨의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으로 인적사항을 확인해 차량 소유주이자 A씨의 지인인 B씨를 통해 자수를 설득해왔다.

A씨는 음주운전이 아닌 졸음운전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로 인해 운전을 하다 졸았다"며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도망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직전 해운대구 한 주점에서 A씨가 나오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종업원 탐문과 CCTV를 중심으로 A씨가 사고 직전 술을 마셨는지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A씨가 사고 전 복용했다는 수면제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A씨의 모발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은 향후 음주나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확인되면 추가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김호중 사건 후 음주 의심사고 현장 이탈 잇따라

음주 후 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뺑소니 혐의로 기소된 가수 김호중 사건이 알려진 이후, 음주 교통사고 의심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김호중은 CCTV 영상 등에서 음주 정황이 드러나자 사고 발생 10일 만에 음주 사실을 인정했으나, 뒤늦은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검출되지 않아 검찰 기소에선 음주 혐의가 제외됐다.

11일 오전 대전 중구의 한 교차로에선 화물차 운전자인 50대 남성 B씨가 여성 동승자와 함께 교통사고를 낸 후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B씨는 약 14시간이 지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술을 조금 마셨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다. 그러나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검출되지 않았다.

전직 축구선수 C씨는 12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 한 인도 위에 설치된 변압기와 가로수를 들이받고 도주했다가 주거지에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그는 체포 당시 음주 혐의를 부인했다가 뒤늦게 시인했다.

윤한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