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다지기’ 해리스, ‘광폭 강행군’ 트럼프… 동선에 드러난 막바지 전략은?
11·5 미국 대선 선거전 막바지 사흘간 민주·공화 양당 후보의 유세 동선을 보면 각 캠프의 전략을 알 수 있다. 경합주(州) 대도시 위주로 돌며 ‘텃밭 다지기’에 매진하는 모습인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부통령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전 대통령은 끝까지 분주하다. 하루에 2, 3개 주를 순회하는 ‘광폭 강행군’에 나설 예정이다. 해리스 캠프에 따르면 선거 사흘 전인 2일(현지시간) 해리스는 트럼프가 오차범위 내에서 지지율 우세를 보이는 남부 격전지 조지아를 찾았다. 이어 3, 4일 각각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도시 3곳씩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유세를 마무리한다. 유세지는 주로 텃밭이다.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주 전체로 보면 상대적 열세인 적진에 가깝지만 유세 지역인 각 주 최대 도시 애틀랜타와 샬럿은 민주당 지지층이 훨씬 많은 표밭이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게 빼앗기며 경합주가 되기는 했으나 민주당 지지세가 전통적으로 강한 ‘블루월’(파란 장벽·파랑은 민주당 상징색)에 속하는 데다 올 대선 여론조사상으로도 대체로 해리스가 박빙 우위를 보여 온 주다. 디트로이트와 필라델피아 등 방문 지역 역시 민주당 ‘집토끼’ 흑인과 라틴계 청년층이 많이 사는 곳이다.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블루월 3개 경합주에서 완승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맞춤형 지지층 결집 행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동선은 어수선한 편이다. 2일엔 노스캐롤라이나 유세 뒤 인근 버지니아에 들렀다가 다시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와 당일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어 3일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4일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을 훑을 예정이다. 남북을 오가며 공수를 겸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눈에 띄는 것은 노스캐롤라이나 유세를 매일 빼먹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12년부터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세 번 내리 이긴 노스캐롤라이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을 때만 해도 트럼프가 여유 있게 앞섰지만 해리스로 민주당 후보가 바뀐 뒤 경합주가 된 곳이다. 선거인단이 16명으로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19명) 다음으로 많고, 표심이 동요하는 상황이라 트럼프가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2일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지역) 경합주 유세를 통해 격돌한 두 후보는 네거티브 공방을 지속했다. 해리스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복수에 집착하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추구한다”며 트럼프의 위험성을 강조했고, 트럼프는 “비전도, 아이디어도, 해법도 없다”며 해리스의 무능을 부각했다. 해리스는 이날 NBC방송의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깜짝 출연했는데, 청년층을 투표소로 끌어내기 위한 막판 득표 전략의 일환이었다. 트럼프는 다시 과격한 언사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달 31일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된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의 대담에서 대표적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을 ‘급진적 전쟁 매파’로 부른 뒤 “그녀 얼굴에 총들이 겨눠졌을 때 그녀가 어떻게 느낄지 보자”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는 이튿날 유세 전 취재진과 만나 “정적을 향한 폭력적 수사를 늘리고 있다”며 “(대통령) 결격 사유”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