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총격 테러에도 무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트코인이 연일 3% 이상 급등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입장을 보여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사건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3.36% 오른 8,830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전날에도 3.74%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이 1,700조 원이 넘을 정도로 몸집이 거대한 비트코인이 이 정도 상승폭을 기록한 건 이례적이다. 1주일 전만 해도 비트코인은 7,788만 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더리움(3.29%)과 솔라나(3.93%) 등 다른 주요 코인들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비트코인의 급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직후 시작됐다. 테러 위협에도 극적으로 살아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인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오는 11월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명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은 1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 가능성을 70%로 상향했다. 피격 사건 전엔 60%였는데 하루 만에 10%포인트가 껑충 뛴 것이다. 15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71%의 당선 가능성으로 민주당 출신 조 바이든 대통령(18%)을 압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 뛰어든 이후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공언해 왔다. 그는 지난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가상자산 기업 및 신성장 산업과 관련한 모든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라며 "미국은 이 분야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2등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가상자산 업계의 지원을 약속하며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가상화폐로 기부금을 받을 정도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가상자산 규제에 적극적인 편이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여러 가상자산 거래소를 기소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디지털 자산의 책임성 있는 개발 확보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소비자와 투자자, 기업 보호 △전 세계 금융 안정성 보호 및 시스템 리스크 완화 △가상자산의 불법 사용으로 인한 금융행위와 국가안보 위험의 완화 방안 마련 등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