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내에서 기밀 자료 부적절 처리, 수당 부정 수급 등 비위가 발각되면서 200명 넘는 인원이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번 사안으로 해상자위대 수장인 해상막료장도 교체된다.
12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날 비리·부정 문제로 218명을 징계했다. 처벌 대상자들은 △무자격자의 기밀 자료 처리 △잠수 수당 부정 수령 △기지 내 식당 부당 이용 △위계를 이용한 괴롭힘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
처벌 대상자에는 방위성 사무차관과 육상·해상·항공자위대와 통합막료감부(한국 합동참모본부에 해당) 등 자위대 수장급 간부, 다수의 해상자위대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218명 중 고위 공무원 11명은 해고됐고, 2명은 강등됐으며, 수십 명이 정직됐고, 14명의 급여는 삭감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NHK는 "200명 이상이 일제히 처분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태"라고 전했다.
이번 징계는 자위대 내 부정과 비리가 잇따라 발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NHK는 집권 자민당과 방위성이 지난 10일 해상자위대 내에서 수년간 잠수 훈련 수당 부정수급이 일어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7일 육상·해상·항공자위대, 통합막료감부(한국 합동참모본부에 해당), 방위성에서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군사기밀 정보를 다루게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하라 미노루 방위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국민 신뢰를 배반한 것으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내 책임을 잘 알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다른 국가와의 신뢰를 깨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신속하게 철저하게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하라 장관은 가장 많은 위반이 적발된 해상자위대 수장인 사카이 료 해상막료장을 이번 달 19일자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임으로는 자위함대의 사이토 사토시 사령관이 낙점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한다"며 "조직을 시급히 다시 세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WP는 "이 사건은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일본이 미국, 호주, 영국 그리고 이외의 서방 파트너들과 협력을 늘려가며 정보와 관련된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시기에, 신뢰할 수 있는 방위 파트너라는 일본의 평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