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바로 보기 | 7부작 | 19세 이상
대학을 막 졸업했다. 영국 런던 유흥가 캠든에 집을 구했다. 대학 친구 셋과 함께다. 지긋지긋한 수업과 시험에서 해방됐고, 밤새 진탕 놀아도 눈치 볼 사람은 없다. 스물네 살 메기(에마 애플턴)는 막 시작한 사회생활이 흥겹다. 친구 버디(벨 파울리)와 넬(말리 시우), 아마라(알리야 오도핀)가 함께하는 일상이 신이 난다. 교사인 넬과 부동산업체 직원인 아마라와 달리 직업이 아직 없지만 마음은 가볍다. 돈이 모자라면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고, 언젠가는 꿈의 일자리를 얻으리라는 근거 없는 낙관이 있으니까.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수다만 떨어도 행복한데 메기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 스트리트(코너 핀치)다. 음악가인 스트리트는 평범하지 않다. 메기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둘의 관계를 운명에 맡긴다. 메기와 스트리트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일까. 술집에서 재회를 하고, 서로에게 무심한 척 뜨거운 관계를 이어간다.
제목에 사랑과 모든 것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하나 애정전선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20대 중반 여자들의 삶에 대한 고민이 스며 있다. 넬은 취업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아마라는 무용이라는 꿈을 접고 사무직원으로 일하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안정적인 직업에 오랜 연인까지 있는 넬 역시 늘 평안하지는 않다. 항상 유쾌한 척, 대수롭지 않은 척하며 인생을 즐기는 듯한 메기 역시 마음에 어두운 구석이 있다. 자신은 소원대로 연예산업에서 일할 수 있을지, 스트리트와는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안하다.
방탕하니까 청춘인 걸까. 메기와 버디와 아마라와 넬은 음주와 약물과 자유로운 성관계로 불안감을 떨친다. 그들이 사랑하고 일하며 만취가 되어 만들어내는 일상이 종종 웃음을 부른다. 예를 들면 이런 식. 메기가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나체로 흥겹게 춤을 추다 버디의 방문을 열었는데, 예상치 못한 손님이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메기를 맞이한다.
친구 넷의 사연이 화면을 채우는데 중심인물은 메기다. 메기의 사랑과 일과 우정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메기는 버디와 어린시절부터 절친이다. 하지만 같이 살게 되고 버디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둘은 조금씩 멀어진다. 예전과 다른 환경 때문일까.
네 청춘의 방탕한 삶이 중계방송되듯 이어지나 등장인물들이 리얼리티 쇼 출연자들처럼 허영심에 젖어 사는 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열의를 품고 꿈을 향해 달려간다. 사춘기를 거쳐 요란한 대학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진입했다 해도 이들의 마음은 계속 자란다. 드라마는 인상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편집으로 청춘의 사랑과 이별과 고민을 맛깔스럽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