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10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음에도 회사가 노조와의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전삼노는 이날 선언문을 통해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당초 전삼노는 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수정해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 노조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임금 공통인상률(베이스업) 3.5%로 상향 △성과금 제도 개선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된 모든 조합원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 네 가지를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파업 돌입 이후 공식적인 노사교섭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전삼노가 파업 목표를 생산 차질로 규정한 가운데 사측은 "사전 대비를 통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이날 "우리는 라인의 생산 차질을 분명히 확인했고, 사측은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파업이 길어질수록 사측은 피가 말라 결국 무릎을 꿇고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조합원들에겐 "목표와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집행부 지침 전까지 절대 출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앞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삼노는 8일부터 회사 창립 이래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1차 총파업에는 조합원 6,540명이 참가했다. 직군별로는 설비·제조·개발공정에서 5,211명, 사업장별로는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기흥·화성·평택사업장에서 4,477명이 참가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만1,400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약 24.8%를 차지한다. 이 중 약 80%가 반도체(DS) 부문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반도체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