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드럼통 살인' 피의자, 캄보디아 검거 58일 만에 국내 송환

입력
2024.07.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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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3명 중 1명 국내서 체포해 재판 중
해외 도주 중인 나머지 1명 추적에도 속도

태국을 찾은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뒤 시체를 훼손해 저수지에 유기한 이른바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의 피의자 가운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체포됐던 1명이 국내로 송환됐다. 지난 5월 14일 검거된 지 58일 만이다. 공범 3명 중 1명은 국내에서 붙잡혀 이미 구속 기소됐고, 아직 해외도피 중인 나머지 1명에 대해 경찰은 국제 공조를 통한 추적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경찰청은 10일 오전 파타야에서 공범 2명과 함께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A(27)씨를 강제 송환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 호송차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피해자 어머니가 실종 신고를 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그는 "모르는 남자가 아들 번호로 전화를 걸어 와 '당신 아들이 마약을 물에 버려 피해를 봤으니 8일 오전 8시까지 300만 밧(약 1억1,10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주태국 대사관에 신고했다.

대사관의 공조 요청을 받은 태국 경찰은 2일 후아이쾅 한 클럽에서 피해자를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수사를 진행해 용의자를 한국인 3명으로 특정했다. 같은 달 11일 맙프라찬 호수에서는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플라스틱 드럼통을 발견했다. 시체는 손가락 등이 훼손된 상태였다.

피의자 3명 중 한국으로 도피했던 B(24)씨는 5월 12일 전북 정읍시의 한 주거지에서 체포돼 강도살인과 시체은닉 혐의로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어 A씨는 이틀 뒤인 5월 14일 새벽 프놈펜의 한 숙박시설에서 경찰주재관과 현지 경찰 공조를 통해 붙잡혔다.

검거한 A씨를 국내로 송환하기까지 경찰과 외교부, 캄보디아 당국의 치안교류 협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경찰은 지난달 캄보디아 내무부 차관 방한 당시 검거 협조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송환 협조를 요청했고, 주캄보디아 대사관도 현지 당국과 경찰 지휘부에 우리 경찰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캄보디아 측도 화답했다. 시일이 더 소요되는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르려던 당초 입장을 바꿔 피의자를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인도하는 방침으로 선회했다. 경찰은 송환팀 4명을 현지에 파견, A씨를 데려올 수 있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집중 수사를 진행하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공범 B씨에 대한 혐의 입증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도피 중인 C씨에 대해서도 도피 예상국가 경찰당국과 국제 공조를 통해 조기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