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읽씹(읽고도 무시)'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핵심 내용을 당사자인 김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내가 직접 확인했다'고 하니 원희룡, 이철규에 이어 댓글 부대들이 문제의 문자를 흘린 게 한동훈 측이라고 같지도 않은 거짓말을 퍼뜨리고 다니나 보다"며 "'직접 확인했다'고 한 것은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는 얘기"라고 했다.
진 교수는 4·10 총선 직후 김 여사가 조언을 구하고자 연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록을 보니 57분 통화한 것으로 되어 있다"며 "지금 친윤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고 했다.
진 교수가 밝힌 김 여사와의 통화에선 △대국민 사과를 못 한 건 전적으로 자신(김 여사)의 책임이다 △사과할 의향이 있었지만 주변에서 '한번 사과하면 계속 사과해야 하고,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극구 만류해 못 했다 △믿는 주변 사람들 중에 자기 사적 이익만 챙기는 이가 있다는 걸 나도 안다(진 교수는 대국민 사과를 못 하게 말렸던 사람 중 하나로 추측)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고 (당시) 한 위원장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아 한 위원장과 대통령을 화해시켜 드리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내용 등이 언급됐다.
진 교수는 "김 여사가 당시만 해도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며 "두 달 사이에 그 동네(친윤 측)의 말이 180도로 확 바뀐 거다.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진 교수는 자신을 '얼치기 좌파'라고 비난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해 "보수 정체성을 흔드는 얼치기 좌파와 장장 57분 통화해서 조언을 구한 건 여사님"이라며 "한 위원장과는 총선 전후 6개월 동안 그 흔한 안부 문자도 주고받은 적 없다. 그러니 나랑 접촉한 게 죄라면 그 죄는 여사님께 묻는 게 합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