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의 삼계탕 가격이 한 그릇에 1만7,000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냉면값도 1만2,000원에 달하는 등 인플레이션 흐름 속에서 외식물가가 고공행진 중이다.
9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의 삼계탕 가격은 1만6,885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충북 지역(1만4,857원)보다 10% 이상 비쌌다. 서울 삼계탕 가격은 올해 들어 계속 1만6,000원대 후반으로 조사됐다. 7년 전과 비교했을 땐 20%(2,885원)가량 올랐다. 서울에 있는 유명 삼계탕 식당인 토속촌과 고려삼계탕은 한 그릇에 2만 원을 받고 있다. 오는 15일 초복을 앞둔 가계의 외식 발걸음이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 인기 메뉴인 냉면값도 올랐다. 서울에서 냉면 한 그릇을 먹으려면 1만1,923원이 필요하다. 전월에 비해 2%가량 오른 수준이다. 필동면옥과 을지면옥, 우래옥 등 서울 시내 유명 평양냉면 가게는 냉면 한 그릇을 1만4,000~1만6,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서울 냉면값은 전남(8,889원)보다 30% 이상 비쌌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삼겹살구이의 경우 서울 지역이 지난 5월 처음으로 1인분(200g 기준)에 2만 원대를 돌파했다. 지난달 가격은 2만83원으로 조사됐다. 짜장면 가격도 7,308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비빔밥 가격은 1만885원이었는데 '전주비빔밥'이 유명한 전북(1만1,600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칼국수(9,875원)와 김치찌개 백반(9,625원) 가격은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관광객이 많은 지역 특성으로 풀이된다. 김밥 한 줄 가격은 경기(3,479원) 지역이 가장 비쌌다.
외식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오름세에서 기인한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로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이 중 외식물가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은 점심 식사 때마다 외식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지난 4월 발표한 직장인 점심값 통계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직장인의 점심값 평균은 1만96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23만 명 규모의 모바일 식권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처음으로 1만 원대를 돌파한 1분기 점심값은 전년 동기 대비 5.5% 오른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