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골퍼 이가영, 네가 항상 최고야"...친오빠 응원 업고 우승 갈증 푼 이가영

입력
2024.07.07 17:27
19면
롯데오픈 윤이나, 최예림과 연장 끝 우승
연장전에서 버디 잡아 승부 끝내
2022년 10월 첫승 이후 1년 9개월 만에 2승

이가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년 9개월 만에 우승 갈증을 풀었다.

이가영은 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12억 원)에서 윤이나, 최예림과 연장 승부를 벌여 통산 2승을 달성했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이가영은 윤이나에게 무려 8타를, 최예림에게 5타를 앞섰지만 이날 4라운드에 맹추격을 허용해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 공동 1위로 마쳤다. 다 잡은 우승을 놓치는 듯했지만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세 명이 나란히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린 가운데 이가영은 두 번째 샷을 홀 컵에 가장 가깝게 붙였다. 이후 그린에서 윤이나와 최예림이 버디 퍼트를 놓쳤고, 이가영은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부를 1차 연장에서 마무리했다. 이로써 이가영은 2022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9개월 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억1,600만 원이다.

윤이나는 4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로 코스 레코드를 작성하며 우승을 노렸지만 연장에서 파로 로 마무리해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최예림도 첫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지난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박현경에게 패한 뒤 또 한번 연장전 패배를 당했다.

오래 기다렸던 통산 2승을 달성한 이가영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올해 초 성적이 계속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며 "이번에 가족도 많이 왔고, 지난 순간들이 생각나서 울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회 우승 전까지 올 시즌 15개 대회에서 '톱10'에 세 차례 들었던 이가영의 최고 성적은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공동 5위였다. 이가영은 "첫 우승 이후 뜻대로 풀리지 않고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며 "올해도 성적이 안 나와 항상 목표는 1승을 추가하는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16번 홀(파4) 보기로 선두 자리를 뺏겼다가 17번 홀(파3) 버디로 공동 선두에 복귀한 순간에 대해선 "스코어를 안 보다가 16번 홀 보기를 하고 2위가 된 걸 봤다. 이제 기회가 없으니 17번 홀에서 무조건 버디를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했다"며 "연장전은 다시 기회를 잡은 것이기 때문에 긴장이 안 됐다"고 밝혔다.

이가영에게 두 살 터울의 오빠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이가영은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 갔다 돌아온 오빠가 이날 전반 8번 홀쯤에 왔는데, 오빠를 보고 힘이 났다"며 "어릴 땐 많이 싸우고 했지만 커가면서 사이가 좋아졌다. 전날에도 '미녀0 골퍼 이가영, 네가 최고다'라고 응원을 해줬고 잘 안 될 때도 '그럴 수 있지, 어떻게 다 잘되냐'는 얘기를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대회가 많이 남았으니까 2승을 추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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