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씨’ 다 뱉고 먹었는데… 동맥경화 예방 등 효과

입력
2024.07.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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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살구·복숭아·매실·사과 씨앗은 먹지 말아야

수박철이다. 수박은 칼륨·베타카로틴·라이코펜·시투룰린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혈압을 낮추고 암·노화를 예방하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신진대사와 노폐물 제거를 활성화하기에 여름철 가장 인기가 많은 과일 중 하나다.

그런데 수박을 먹을 때 대부분 수박씨를 버리지만 수박씨를 잘 활용하면 성장 발달·성인병 예방·노폐물 배출 효과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얻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수박씨에는 리놀렌산과 비타민 E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등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수박씨의 쓴맛을 내는 ‘쿠쿠르비타신’ 성분은 활성산소 생성을 억제해 노화를 늦추고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다. 또한 노폐물을 배출해 혈액을 맑게 하고, 여드름 등 피부 질환 개선에도 도움을 주며 변비 해소에도 효과를 낸다.

특히 수박씨 4g을 섭취하면 마그네슘 하루 섭취량의 21%인 5㎎의 마그네슘을 섭취할 수 있다. 마그네슘은 뼈 건강에 중요하다. 뼈 건강에 영향을 주는 비타민 D를 뼈로 운반하는 단백질과 결합하며, 비타민 D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근육을 만드는 아미노산 일종인 아르지닌이 수박 과육보다 수박씨에 73배나 더 많이 들어 있다. 이 밖에 수박씨는 노폐물을 배출해 혈액을 맑게 하고 방광염에도 효과적이며, 근육을 이완해 혈압을 떨어뜨리고 안정을 찾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다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은 수박씨를 날로 먹거나 씹지 말고 그대로 삼키면 소화불량을 일으켜 배에 가스가 차거나 더부룩해질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수박씨를 그대로 먹기가 부담스럽다면 씨를 모아 말린 후 약한 불에 볶아 가루를 내 미숫가루 등과 함께 먹으면 맛도 좋고 효과도 그대로 거둘 수 있다”며 “가루로 만드는 것이 번거롭다면 잘 씻어 말린 후 볶아 보리차처럼 끓여 마시면 좋다”고 강조했다.

여름철에 즐겨 먹는 참외씨는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칼륨·인 등 미네랄과 섬유질이 풍부해 장 활동을 촉진해 변비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참외씨가 들어 있는 참외 속을 ‘태좌’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영양소가 더 많이 농축돼 있다. 태좌는 과육보다 엽산 함량이 5배 많으며 비타민 C도 풍부하다.

그러나 모든 과일 씨앗이 수박씨처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살구·복숭아·매실·사과 같은 씨앗에는 시안배당체 함량이 높으므로 식품으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

시안배당체 자체는 유해하지 않지만 효소에 의해 분해돼 생성된 시안화수소는 신체에 유독하다. 시안화수소를 한두 번 먹는 건 지장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두통·현기증·불안·구토 등이 생길 수 있다. 심하면 혈압이 오르고 심장박동에도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