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을 시복(諡福) 추진 대상자로 인정했다. 시복은 순교자나 성덕이 높은 사람을 사후에 성인(聖人) 인정 전 단계인 복자 품위에 공식적으로 올리는 것을 뜻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5일 "로마 교황청 시성부가 지난달 18일 정순택 대주교 앞으로 보낸 답서에서 김 추기경 시복 추진을 '장애 없음(Nihil Obstat)'으로 알려왔다"고 밝혔다. '장애 없음'은 교황청 시성부에서 검토한 결과 시복 추진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선언이다.
이로써 김 추기경은 시복 추진 대상자가 됐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역사위원회를 꾸려 김 추기경의 생애와 덕행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복자로 인정되면 나중에 시성(諡聖)으로 추진할 수 있다. 복자가 되면 바티칸을 제외한 지역 가톨릭교회가, 시성을 통해 성인이 되면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모시게 된다.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이 한국 천주교의 성장을 위해 헌신했고 민주주의 정착과 인권 증진을 위해 공헌한 점 등을 들어 김 추기경의 시복을 추진해 왔다. 김 추기경은 1968년부터 1998년까지 30년 동안 서울대교구장을 맡았다.